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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 태권V’는 56m의 키에 무게 5000톤이 넘는 거대로봇이다. 이러한 거대로봇의 장점은 로봇이 낼 수 있는 어마어마한 힘이다. 인간이 우주 식민지를 건설하고 깊은 해저나 지하에 도시를 건설하는 시대가 오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해 구조물을 지을 거대로봇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필요성 때문에 언젠가는 ‘태권V’와 같은 거대로봇이 출현할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세우고 움직이는 데만 해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먼저 로봇을 지탱하는 구조물에 대해 알아 보자. 크기(H)가 커지면 질량은 H3가 되고, 몸을 지탱하는 뼈대의 단면적은 H2가 된다. 뼈대의 단면적은 곧 몸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되므로, 만약 거대로봇이 소형로봇과 같은 재료로 만들어졌다면 자기 무게도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허약해진다. 근육에 해당되는 구동원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로봇의 크기가 H만큼 커지면 그만큼 로봇을 움직이기 위한 관절 모멘트(힘×거리)는 H4가 된다. 여기에 만약 로봇이 크기에 비례해 움직이는 속도까지 증가하기를 원한다면 필요한 단위시간당 에너지는 H5가 될 것이다. 즉 키(H)가 커지면 체중 증가량만큼 구동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보다 최소 H에서 H2배 사이의 구동력이 더 필요하다.
한편 거대로봇을 걷게 하는 것 자체가 난제이다. 소형로봇조차도 자유롭게 걷게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발 보행의 경우 이동하기 위해 한 발을 지면에서 떼는 순간 무게중심을 고려하며 동체의 균형을 한 다리로 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매우 불안한 시스템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의 몸을 과도하게 옆으로 틀게 하거나 느리게 걷게 하는데, 그 결과 로봇은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하게 된다. 물론 아시모와 같은 인간의 걸음걸이를 구현한 로봇이 있으나 이것도 에너지 효율의 문제가 있다. 사람은 근육의 수축·이완만으로 걷는 것이 아니고, 중력 에너지를 걸음에 활용한다.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기면 중력에 의해 몸이 쓰러지는데, 이때 뒷다리를 앞으로 내디디며 지탱하는 순간 한 걸음을 완성한다.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로봇은 위치에너지를 거의 활용하지 못한다. 이것은 도둑고양이 걸음과 같은 경우인데, 그 때문에 힘이 더 들게 된다. 소형 로봇조차 이런데 거대로봇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거대로봇을 설계하려면 소형 로봇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방법을 적용할 수 없고 현재와 미래 기술이 접목된 매우 진보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먼저 재질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나노 기술을 이용한 다공성 재질과 초고강도섬유 복합재료 또는 초합금 등을 채택하면 재료의 무게(비중)를 1/5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단은 비효율적인 두 발 보행보다는 바퀴굴림형이나 다족보행형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거대로봇 구동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위해서, 한계가 있는 내연기관이나 연료전지보다 소형원자로, 핵융합 등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오준호 <거대로봇 가능할까-무한 크기를 좇는 인간의 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