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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인간이 거울을 발명한 이후로 예쁘고 젊어 보이려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나,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외모에 의해 불이익을 받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즈음 젊은 세대는 직장을 잡기 위해서 피부성형도 한다는 신문기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삶의 훈장인 주름살을 없애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많다. 대중 앞에 나서야 하는 연예인, 정치인은 주름살로 인한 스트레스가 일반인 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 이런 사람들은 늘어난 피부를 칼로 베어내고 피부를 당겨 봉합하는 성형수술로 주름살을 제거하여 왔다. 그러나 이런 외과수술을 하지 않고도 커피 한잔 먹을 수 있는 시간에 주름살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보톡스 주사’이다.
(나) 보톡스는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가 주성분인 의약품으로 미국 제약회사에서 만들어 낸 제품명이다. 보툴리눔 독소는 일종의 단백질이다. 분자량이 약 50킬로달톤 정도 되는 단백질이 분자량이 약 100킬로달톤 정도 되는 단백질 2개와 이황화(disulfide) 결합으로 연결된 것이다. 보툴리눔 독소는 아세틸콜린이 분비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몸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인 아세틸콜린은 근육이 수축되도록 하는 역할도 담당하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따라서 보툴리눔 독소를 주입하면 아세틸콜린의 분비가 억제되어 근육이 수축되는 것을 일시적으로 막게 된다.
(다) 이러한 보툴리눔 독소는 인체의 신경 말단에서 근육 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로 인해 호흡 곤란에 이르게 되고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독성이 매우 강해서 60kg 정도의 몸무게를 가진 성인인 경우 약 12-18ng 정도가 치사량이다. 그러니 약 100g 정도만 있으면 전체 인류 약 60억 명을 전멸시킬 수 있는 무서운 화학 물질이다. 이 독소는 주로 상한 통조림에서 생기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lostridium botulinum)이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만들어진다. 또한 이 박테리아는 흙속에도 존재한다. 따라서 드물지만 상처가 흙에 접촉되어 이 박테리아에 감염되었을 경우에는 보툴리눔 독소 증세가 나타난다. 성인인 경우에는 감염된 포자들이 장에 도달하기 전에 대부분 위산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나 포자에 감염된 유아들의 경우 장에서 발아되고 성장한 박테리아로부터 독소가 나오면 유아성 보툴리눔 독소 증세가 나타난다.
(라) 그런데 보툴리눔 독소가 보톡스라는 의약품으로 제조되어 여러 질병의 치료제로 이용되기도 한다. 비뚤어진 눈(사시)과 통제할 수 없는 눈의 껌벅거림을 치료하는 약물로 미국 식품의약청에서 1989년에 처음 허가되었다. 손발이 떨리고 뻣뻣해지거나 걸음 걸이가 어눌해지는 증세로 잘 알려진 파킨슨 병에도 보톡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보톡스를 주사하여 일시적으로 근육을 마비시켜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런 보톡스가 피부의 잔주름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피부미용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캐나다 의사 진 캐럿(Jean Carruthers)은 눈이 움찔거리는 것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환자에게 주사한 결과 환자의 눈 주위에 있던 주름살이 없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잔주름 있는 얼굴 부위에 3~6곳 정도 보톡스를 놓으면 보툴리눔 독소가 주름살을 만드는 안면 표정근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고, 그 근육 위의 피부가 펴지면서 자연히 주름살이 없어지는 것이다. 오늘날 보톡스는 질병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이 피부 미용에 사용되고 있다.
(마) 보툴리눔이라는 화학물질의 생리적 작용에 미치는 효과를 보면서 잘 사용하면 약이고,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되는 화학물질의 양면성을 다시 보게 된다. 보톡스를 사용하는 것은 세월의 흐름을 거슬러 실제로 젊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해당 부위에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보톡스가 세포 자체를 젊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은 눈 가리고 아웅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독극물을 이용하여서도 젊게 보이고, 아름답게 보이려는 사람들이 있는 한 보톡스의 미래는 밝다.
-여인형 <독극물 쓰더라도 예쁘다면, 보톡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