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 손을 놓은지 어언 25년!
대학 다닐 때 수학 과외까지 했건만, 그 동안 그것을 잊고 살다 보니 인수분해 공식, 근의 공식조차 그 이름만 떠오를 뿐 그 내용은 전혀 기억 나지 않는다.
승민이와 하늘이가 초등학교 수학을 배울 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곤 했었는데, 중학교 과정에 들어가서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아빠가 문제를 가지고 끙끙대는 것을 보고 짐작했으리라, 아빠가 수학을 못한다는 것을.
가장으로서 살아가는 일이 바빠 그 동안 신경 못쓴 수학.
갑자기 다시 공부해 보고 싶은 생각이 일었다.
더욱이 하늘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나에게도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하늘이에게 내 뜻을 전했더니 자기가 나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겠다고 한다.
요 맹랑한 것. 아빠를 가르쳐 들라 하다니!
그러나 난 기분이 좋다.
옛날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수학을 가지고 낑낑대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나이 들어 수학하는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다 큰 하늘이와 뭔가를 같이 한다는 것이 무지무지 기분 좋다.
이 공부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
1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 아니 어쩌면 죽을 때까지 할지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거다.
내가 좋아 한 일이니 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