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ARI의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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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20세기의 거대기술을 탄생시킨 본고장은 미국이었고, 따라서 바로 산업기술문명의 모델 국가였다. 그런데 그들의 역사에서 1870-1970 사이의 기간은기술열광시대라고까지 불리며, 가장 전형적으로 것이 아름답다 믿음의 전성기였다. 20세기 산업의 고도화에 따라 산업기술이 거대화, 복합화의 행진을 거듭하며, 그들 산업사회는 이런저런 시행착오와 갈등을 겪으며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갔다. 그것은 생활이 기계화되고 체계화되면서 속에서 질서, 체계, 조종, 효율이라는 관념이 인간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방법과 가치로 떠오른 것을 의미했다. 이것은 마디로 현대사회의 새로운 이즘(ism)이었던 것이다.

  1907 포드 사의 모델 T자동차 생산에서 컨베이어벨트의 방식을 도입한 것은 대량 생산의 대명사격인 포드주의를 낳았고, 자본주의 체제에서 대량생산 체계의 확산이 대량소비로 이어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였다. 그리고 거대산업기술을 관리하는 효율적인 방법으로서 테일러주의는 뜨거운 호응 속에 유럽 등지로 퍼지면서 유감없는 진가를 발휘했다. 이에 대해 사람을 기계처럼 취급한다는 근로자들의 반감 또한 만만치 않았으나, 그런 것은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 이즘은 20세기 산업 사회가 창출한 대표적인 이데올로기였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을 운영하는 총체적 능력은 국가 발전에서도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았다. 말하자면 기술 사회의 하드웨어의 혁신에 걸맞게 소프트웨어가 변화한 것이었고, 산업의 고도화에 합당한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됨으로써 산업구조의 개편은 물론 엔지니어 인력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던 것이다. 그리하여 사회 전반에 걸친사회적 엔지니어링 진행됐고, 결과가 바로 현대산업사회였던 것이다. 선진 사회는 이제 산업 사회를 넘어 정보 통신기술혁명을 축으로 산업후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사정은 어떠한가? 겉모습으로는 선진의 꼴을 많이 닮은 듯하나,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은 산업사회를 지탱하는 데에도 못미치는 전근대적 낙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래 문화인 서구 과학기술이 수입되어 전통적 가치를 소멸시키고 있는가 하면, 산업 사회를 관리 운영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확고히 정립되지 못한 상황이다. 과학기술 반전에 관련지어 우리의 상황은 보다 남다른 데가 있다. 그것은 마디로 경제성장일변도로 달려 단기간 초고속 성장에서 고도의 과학기술사회를 관리할 있는 관리체계와 기술적 능력과 수단이 미흡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적당히라는 말은 우리 전통사회에서 쓰이던 진짜 의미의적당히 아니라 변질 왜곡된적당히 바뀌어 갔다. 그리하여 기술사회를 관리 운영할 있는 합리성과 정확성은 키워지지 않고 과학기술의 전문성은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1986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의 공중 폭발 비극은 대표적 사례이다. NASA 우주 셔틀에 모톤 티오콜사가 제작한 로켓을 썼는데, 로켓 섹션 사이의 O-링씰(틈이 봉합하는 장치) 이전의 여러 차례 발사에서 새어나오는 기체 때문에 크게 부식돼 있었다. 설계팀은 상급자들에게 씰을 재설계하지 않을 경우 일촉즉발의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의 메모를 보냈고, 로켓 회사의 엔지니어 14명과 중역들은 NASA와의 전화회의에서 발사연기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미 일정에 뒤져 있던 NASA측은 재고할 것을 요청했고, 엔지니어들은 반대, 중역들은 찬성을 결판이 났다. 씰은 저온에서 더욱 탄성을 잃게 되는데, 운나쁘게도 발사 전날 일기예보는 기온 화씨 18도가 예보됨으로써 이전의 발사 떼보다 35도나 낮았다. 그로써 발사된 우주왕복선은 공중에서 연기와 함께 우주인들을 생화장시키며 성조기 조각의 파편으로 지상에 떨어졌다.

  우리의 현실은 대형 빌딩과 다리가 무너져 내리는 어처구니 없음을 줄줄이 경험하고 있다. 의식 수준으로 놓고 보면, 실상 수입품에 다름 아닌 거대기술의 도입 물결 속에서 그것을 관리하는 능력은 농경사회의 것을 가까스로 벗어나는 수준이었고, 전체를 통합조정하는 능력은 턱없이 모자랐다. 그리고최소 투입으로 최대 생산을 거둔다 경제 원칙을 왜곡수용하였다. 거대기술의 사고방지를 위한 과잉 설계의 개념은 찾기 힘들었고, 공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작은 것에 소홀함이 없는 마무리 정신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정치적 결정이 사태를 악화시켰다. 결과 우리의 현실은 고도 경제성장의 부실이 부과하는 과중한 부담을 안고 21세기로의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한국형 선진화를 이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김명자, <과학기술 시대의 명암>에서

Posted by pop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