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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초에 흑사병은 중국과 유럽을 휩쓸며 당시 유럽인구의 30%인 2천5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5세기, 천연두는 대서양까지 건너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해 아즈텍과 잉카 문명을 송두리째 황폐화시켰다. 1918년에 유행한 감기바이러스로 인해 2천만 명이 희생되었으며 이는 1차 세계대전에서 사망한 사람 수보다 많다. 바이러스에 의한 역병은 인류에게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바이러스 종은 어떻게 탄생되는 것일까?
새롭게 발견되는 바이러스들은 무에서 유로 창조된 것이 아니고 기존의 바이러스들이 변형됨으로써 생겨난다. 그 탄생은 크게 두 가지 방법에 의해 일어난다. 첫째, 바이러스의 유전체는 포유동물의 유전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불안정하여 복제시 조금씩 변형을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높고 이러한 변형이 축적되어 결과적으로 새로운 변종이 탄생한다. 최근 전세계를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정체 불명의 사스 바이러스도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 계통의 변종임이 밝혀졌다. 둘째, 두 가지 종류의 바이러스들이 동시에 한 개체에 감염되면 바이러스 유전체들은 서로 섞이게 되고 새로운 조합을 가진 변형체가 생겨난다. 조류에 감염되는 플루바이러스와 인체에 감염되는 플루바이러스가 돼지 몸속에 감염되어 섞이면 지금까지는 사뭇 다른 유전체를 가진 새로운 종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은 종간 장벽(species barrier)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이다. 유행성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탄바이러스는 설치류에서 유래한 것이며, 에이즈바이러스도 원숭이에서 넘어온 것으로 믿어진다. 영국에서 최소 117명의 사망자를 낸 광우병도 양에서 소로 그리고 사람으로의 먹이사슬을 통해 병원체가 종간 장벽을 뛰어 넘은 결과라고 믿어진다. 이렇게 동물에서는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던 바이러스가 우연히 사람에 감염되어 치명적인 병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과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편 사스가 최근 중국을 비롯하여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그러나 유전적으로도 비슷하고, 지역적으로도 비슷한 위치에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사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스가 속해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증상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원인균이며, 사람 이외에도 돼지, 말, 닭 등의 가금류에 폭넓게 감염된다. 중국은 전통적인 농업방식이 아직 가금류들과 사람들이 함께 밀접하게 생활하도록 이루어져 있으며 이런 곳에서 생산된 식품, 육류들이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로 집중되고 결과적으로 오염된 잠정적 병원체들이 좁은 공간에 농축되는 셈이다. 우리와 다른 이러한 환경조건이 사스가 중국에서 성행하고 있는 원인일 수 있다.
완전히 한 병원체를 지구상에서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인류의 노력으로 없앤 유일한 감염성 병원체는 천연두바이러스 뿐이다. 정체를 모르는 바이러스에 대해 사전에 예방용 백신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현재로서는 바이러스가 일단 출현한 이후 신속하게 대책을 강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현대 생명의학기술의 발달이 신속한 대처를 가능케 하여 과거와 같은 엄청난 인명피해는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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