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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에서 내 파트너만 폭탄이다.’, ‘고속도로에서 내가 선택한 차선만 앞으로 나갈 생각을 안 한다’, ‘급해서 탄 택시는 꼭 사고가 나거나 막히기 일쑤다.’ 정말 일진이 사나워도 이렇게 사나울까? 이러한 때 우리는 흔히 ‘머피의 법칙’이라는 말을 쓴다.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꼬이기만 하여 되는 일이 없을 때 흔히 이 말을 사용한다. 다시 말해서 머피의 법칙은 자신이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고, 우연히도 나쁜 방향으로만 일이 전개될 때 쓰는 말이다.
그동안 과학자들 사이에서 머피의 법칙은 ‘선택적 기억’의 표출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사람의 일상은 대부분 스쳐 지나가는 기억으로 구성돼 있고, 공교롭게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재수가 없는 경우는 기억에 남는다. 만약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을 때 통화 중이라면 그냥 생각 없이 다시 누르겠지만, 누군가 받았다면 미안하다고 하고 끊어야 하니 상대적으로 오래 기억에 남는다. 사람은 쉽게 기억나는 일일수록 확률을 높게 매기는 경향이 있다. 잘못 누른 전화가 통화 중일 확률이 낮은 게 아니라 통화가 된 사실이 낯설기 때문에 늘 그런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머피의 법칙은 '머피의 오류'로 바꿔 부르는 게 맞다.
그런데 독특하고 쓸모없는 연구를 한 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이그 노벨상’을 받은 영국의 로버트 매튜스는 1997년 머피의 법칙을 무시하는 기존 과학자들에게 반기를 들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을 분석해 과학적 근거들을 찾아낸 것이다.
우선 매튜스는 ‘버터를 바른 빵을 떨어뜨리면 꼭 버터 바른 쪽이 바닥을 향한다.’는 속설에 도전했다. 매튜스에 따르면 토스트가 식탁에서 떨어지는 경우, 어떤 면이 바닥을 향할 것이냐는 토스트를 회전시키는 스핀에 의해 결정된다. 그는 식탁 높이나 사람의 손 높이에서 토스트를 떨어뜨리면 토스트가 한 바퀴를 회전할 만큼의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결국 버터 바른 면이 위쪽을 향해 있는 토스트는 바닥에 떨어질 때 버터가 아래를 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메튜스에 의하면 ‘머피의 법칙’은 여전히 ‘법칙’인 것이다.
매튜스가 증명한 일부 실험에 근거해 모든 머피의 법칙을 과학적이라며 받아들이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또한 머피의 법칙의 상대편에는 뜻하지도 않은 행운이 계속되는 ‘샐리의 법칙’이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더욱이 우리 주위에는 행운과 불행이 교차하는 일이 수없이 많지 않은가? 로또를 처음 산 사람이 당첨될 수도 있지만, 수십 년 동안 계속 사는 사람이 당첨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러나 로또 당첨자의 대부분이 끝이 좋지 않다는 것은 최소한 이들 법칙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계속되는 불운 속에서 발견한 한 번의 행운이나, 수많은 행운 속에 끼여 있는 한 번의 불운이 원래의 의미보다 더욱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행운과 불운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 아닐 수 없다.
-박건형 <따져 보니 머피의 법칙은 당연>을 바탕으로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