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은 내게 견디라 한다.
차가운 눈과 바람도 맞으라 한다.
보일러 펑펑 도는 산아래 집일랑 뭐가 좋으냐 한다.
그만큼 빼앗고
그만큼 없어짐을 걱정하고
그만큼 아둥바둥 하지 않느냐?
겨울산은 내게 돌고돌라 한다.
슬픔과 분노도 껴안으라 한다.
콘크이트 벽과 바닥으로 무표정한 거릴랑 잊으라 한다.
그만큼 메마르고
그만큼 스쳐감을 불안해 하고
그만큼 외로움에 몸부림치지 않느냐?
능선이 차가운 바람과 눈을 견디고
골짜기마다 슬픔과 분노를 껴안은
산, 산, 겨울산.
난 그 산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