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는 아카시아를 남기고 멀리멀리 날아갔다. 참을 수 없는 향기가 전해질 때도 뻐꾸기는 뭐꼬뭐꼬 운다.
알아요, 당신에겐
잘못 없어요
모든 잘못은 제게 있었어요.
나는 이미 나비의
짝이 되어
달콤한 꿀을 기쁘게 주었나니
몰라요, 이 죄 많은
향기가 어디서
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당신의 날개짓에
이는 바람으로
제 몸은 떨고 있고요
끊을 길 없는 가지에
제 몸엔
누런 멍이 들어가고 있어요.
소낙비 내리는 날
낙화 되어
뭇사람의 발자국이 내 몸을 질러도
파 보세요, 흙 속엔
제 향기가
아직도 배어 있을 거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