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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을 발사하여 인공 위성을 하늘에 띄웠을 때 그 인공위성이 땅에 떨어지지 않고 지구의 궤도를 회전하려면 상당한 속도가 필요하다. 이것을 원궤도 속도(圓軌道速度, 제1우주속도)라 하고, 고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초속 약 7.9Km로 친다. 원궤도속도에서의 회전은 원심력과 지구의 중력이 보합된 상태다. 달이나 화성을 향해 가는 우주선은 지구의 궤도를 뱅뱅 돌면서 노닐고 있어서는 안된다. 우주선이 지구의 중력권에서 벗어나자면 속도가 원궤도를 넘어서야 한다. 이 속도가 탈출 속도(제2우주속도)요 보통 초속 약 11.2km로 계산한다.
물리학에 있어서 관성이란 서 있는 물체는 계속 서 있으려 하고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 하는 성질이다. 기차 안에 서 있는 승객이 차가 갑자기 발차할 때 뒤고 넘어지려 하고 급정거할 때 앞으로 넘어지려 하는 것은 관성 때문이다. 모든 관성은 반항한다. 사람이 손으로 수레를 밀 때 반작용을 받아 도로 밀리는 느낌을 받는 것은 물체의 관성에서 생기는 것으로 관성 저항이라 불린다.
자연 과학은 사회 과학에 많은 힌트를 준다. 운동하는 모든 물체에는 고유의 힘이 있고 움직이는 사회에는 자체의 힘이 있다.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으로서의 정치도 물리(物理)다. 사물의 도리다. 자연과학에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 있듯이 자연과학과 사회 과학끼리는 에너지 동가(同價)의 법칙도 있을 수 있다. 힘은 만유인력(萬有引力)이기도 하다. 모든 힘의 이치는 같다.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당면 과제 때문에 다른 개혁이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과거의 인력권, 중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원궤도 속도로 옛궤도 위를 돌고 있는 느낌이다. 당장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총체적 개혁의 병행없이는 경제 개혁이 성공하지 못한다. 이 개혁을 위해 필요한 것이 탈출 속도다. 반개혁의 힘은 지구의 중력처럼 강하다. 개혁은 관행에서의 일탈이요 관성과의 단절이다.
탈출 속도는 아무 정부에나 바라지 못한다. 특히 정권이 여당에서 여당으로 승계된 정부하에서는 관성의 인계 때문에 탈출 속도와 같은 거대한 새힘의 창출이 어렵다. 건국이래 최초의 평화적 여야 정권 교체로 등장한 새 정부에 기대가 있다. 정권 교체는 관행의 교체다. 그리고 어느 정권이나 초기에 가장 큰 힘이 생긴다. 더구나 경제위기는 국민통합에 큰 뒷바람이 되어 준다. 지금이 구시대의 인력으로부터 탈출할 절호의 찬스다.
-김성우, <탈출 속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