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언어영역 문제 출제를 위해 원문을 제가 직접 재구성한 것이므로 원문의 의도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위 글의 내용과 원문의 내용이 다를 경우 원문 저자들의 깊은 양해를 구합니다.
※만약 아래 글이 자신의 의도를 심하게 왜곡한 글이라 생각하는 원문 저자들은 저에게 연락 하시어 삭제 요청을 하시면 아래 글을 즉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글의 내용에 제 지식 부족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내용을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글은 모두 교육청 모의고사나 출판사 모의고사 또는 문제집에 지문으로 제가 사용한 것이며, 제 허락 없이는 상업적 이용이 불가함을 밝혀 드립니다.
거문고는 우리 민족의 전통 현악기이다. 사람들은 거문고를 가야금과 혼동하는데, 두 악기 모두 모양이 비슷하고, 오동나무로 만든 몸통에 명주실을 꼬아서 만든 줄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12줄인 가야금과 달리 거문고는 6줄이고, 가야금은 손으로 뜯어서 소리를 내는 반면에 거문고는 ‘술대’라는 연필 크기의 도구를 이용해서 줄을 튕긴다. 6개의 줄은 거문고를 놓았을 때 사람의 몸에 가까운 현부터 문현, 유현, 대현, 괘상청, 괘하청, 무현이라고 하며, 대현이 가장 굵고 문현, 무현, 괘상청, 괘하청, 유현의 순으로 가늘어진다.
거문고라는 명칭은 ‘검다’는 뜻의 ‘검고(거뭇고)’에서 찾기도 하고, ‘고구려금’, ‘감고(가뭇고)’ 등에서 어원을 찾기도 한다. 사람들은 거문고를 고구려의 왕산악이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중국 진나라에서 보내온 칠현금을 왕산악이 모양은 놔둔 채 구조와 재료를 바꿔 우리에게 맞는 거문고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것을 보면 왕산악이 거문고를 발명했다기보다는 중국에서 들여온 악기를 개량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왕산악은 거문고를 위해 100여 곡을 작곡하여 직접 연주했다고 하며, 그가 거문고를 연주할 때면 검은 학들이 날아와 춤을 추었다고 하여 거문고를 ‘현학금(玄鶴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거문고는 독주로 연주하기가 좋아 장단만 맞춰주면 연주하는 산조로 종종 연주된다. 거문고 산조에서는 장구가 장단을 맡으며 장구의 잔가락으로 음의 공백을 메운다. 거문고 산조는 대개 느린 박인 진양으로 시작하여 점점 빨라지면서 자진모리에서 연주를 끝낸다. 휘모리와 같은 아주 빠른 연주는 손으로 타는 가야금에는 가능하나, 술대로 현을 튕기는 거문고에는 적당치가 않다. 가야금 산조에서는 여성적이고 섬세한 음색이 매력적으로 들린다면 거문고 산조에서는 약간 느리게 연주하여 소리의 진동을 오래 남게 하는 음색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거문고의 구음*은 어떤 줄을 어떤 손가락으로 짚고 튕기느냐에 따라 나뉜다. 대현을 튕기는 ‘덩, 둥, 등’ 등은 각각 가운뎃손가락, 집게손가락, 엄지손가락 등을 짚는다. 유현의 구음에는 ‘당, 동, 징’ 등이 있고, 문현의 구음에는 ‘살, 쌀, 슬’ 등이 있다. 만약 ‘살둥’이라는 구음이 보이면 문현을 거쳐 대현을 튕기면 된다. 때로는 ‘살기둥’이라는 구음도 보이는데, 여기서 ‘기’는 음가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소리를 내지 않고 그냥 스쳐지나 가라는 뜻이다. 이 외에도 어떤 줄이든 간에 술대를 안으로 향하여 뜯는 소리를 나타내는 ‘뜰’, 술대로 소리를 내지 않고 엄지나 식지로 내는 소리를 내는 ‘러,루,르,라,로,리.다롱,다징,도랑’ 등이 있다.
거문고는 많은 선비들의 사랑을 받았다. 일찍이 고려의 시인 이규보는 ‘홀로 앉아 거문고를 타고 홀로 잔 들어 마시니/거문고 소리는 이미 내 귀를 거스르지 않고/술 또한 내 입을 거스르지 않네/어찌 꼭 지음(知音)을 기다릴 건가/함께 술 마실 벗 기다릴 것도 없구려’라고 읊었다. 이를 보면 거문고 연주는 풍류를 즐기는 선비들의 흥을 돋우는 벗이나 다름 없었다.
*구음(口音):악기에서 울려나오는 특징적인 음을 악기소리에 가깝도록 흉내낸 소리.
-유현철 <교양 음악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