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ARI의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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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베르너 포르스만은 심장질환 치료의 신기원을 연 공로로 195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런데 연구결과를 발표한 1930년대 그는 ‘서커스 곡예를 부리는 사기꾼’이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급기야 병원은 그를 해고했고 독일정부는 그의 연구를 25년간 금지하기까지 했다. 이유는 그가 직접 자신의 심장에 전극을 심어 실험했기 때문이었다. 인류를 위한 일이니 만큼 포르스만은 누구보다도 자신의 연구를 위해 용기를 내 줄 사람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의 심장에 전극을 꽂으라고 선뜻 나설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와 같은 의학계의 고민을 해소하는 데는 ‘유전자 적중 쥐’가 만들어지기까지 60여 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나) ‘유전자 적중 쥐’(Gene targeting mouse)‘는 특정 질병을 앓는 ‘맞춤형 쥐’로서, 왕이 식사를 하기 전 음식에 독이 들었는지 미리 맛을 보던 ‘기미상궁’에 빗댈 수 있다. 유전자 적중 쥐은 질병 치료 방법이나 치료제를 인간에게 사용하기 전에 미리 실험할 때 이용되는 것이다. 이 쥐는 과학자가 원하는 특정 유전자를 쏙 뺀 쥐다. 그런데 1조개가 넘는 동물의 모든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를 빼기란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세포 수가 적을 때, 즉 발생 단계 초기인 배아 상태에서 유전자를 바꾸는 것인데, 이를 ‘유전자 적중 기술’이라 한다.

(다) 먼저 배아줄기세포에서 없애고자 하는 유전자를 잘라 그 사이에 네오마이신 저항유전자를 끼워넣고 연결해 ‘유전자 운반체’에 삽입한다. 배아줄기세포에 전기충격을 가하면 그 운반체는 세포 내 유전체에서 같은 부위를 찾아 유전자를 교환함으로써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다. 이때 유전자를 교환한 유전체만 골라내는 방법이 매우 중요한데, 그 이유는 교환 성공률이 100만분의 1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운반체와 유전자를 교환한 세포는 네오마이신 저항유전자가 들어 있기 때문에 네오마이신을 포함한 세포배양 배지에서도 살아남는다. 반면 유전자가 재조합되지 않은 세포는 죽는다. 이렇게 연구자는 원하는 유전자를 가진 세포를 얻을 수 있다. 그 세포를 털 색깔이 다른 쥐의 배반포 단계 수정란에 넣고, 그 수정란을 대리모 쥐의 자궁에 이식하여 키메라 쥐(발생 단계에서 특정 유전자를 없앤 세포와 정상세포가 섞인 쥐)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키메라 쥐를 줄기세포를 만든 같은 품종의 쥐와 교배해나가면 유전자를 100% 완벽하게 변형한 쥐를 만들 수 있다.

(라) 유전자 적중 기술 개발에 공을 세운 사람들은 마리오 카페키, 마틴 에번스, 올리버 스미시스 등이다. 카페키와 스미시스는 포유류 배아줄기세포의 유전자를 변형해 유전자의 기능을 정확히 밝혔는데, 이들은 1985년부터 1990년까지 연구결과를 앞 다퉈 발표하던 경쟁자이기도 했다. 그리고 에번스는 포유류인 쥐의 배아줄기세포를 발견해 카페키와 스미시스교수의 연구를 뒷받침했다.

(마) 2001년 유방암 치료약인 허셉틴을 복용한 환자가 심장병 부작용으로 귀중한 생명을 잃은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2002년 허셉틴을 유전자 적중 쥐에 실험한 결과 심장병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발견됐다. 세 교수는 스스로 “우리는 긴급구조대보다 사람의 목숨을 더 많이 구했다”고 한다. 이 말이 자화자찬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만든 기술이 실제로 그러한 엄청난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노벨생리학상이 주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네오마이신: 방선균이라는 미생물의 배양액에서 얻어지는 항생물질.

-오구택 <줄기세포로 사람 살리는 맞춤형 쥐>에서

Posted by pop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