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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법칙에 의하면 점프할 때 몸은 위로 솟지만 그 순간부터 오르는 속력은 몸이 움직일 때 중력의 작용으로 생기는 가속도만큼 감소한다. 또한 속력이 0이 되는 순간 몸은 가장 높이 오른 상태이고, 그 이후부터는 중력 작용으로 인한 가속도만큼 속력이 증가하면서 떨어진다. 이렇게 보면 즉 상승과 하강의 시간이 같다. 그리고 그것을 합친 체공 시간, 즉 공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은 몸이 얼마나 높이 올라가느냐에 달려 있다. 흔히 사람들은 피겨스케이팅에서 공중 3회전을 하려면 체공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력 법칙을 적용해 보면 그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점프는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진력이 가해진 것이다. 이 힘은 사람의 발이 지면에 붙어 있을 때까지만 존재하고, 그 후에는 아무리 몸을 휘저어도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체공 시간을 늘리려면 지면을 박찰 때 강한 힘을 내야 한다. 그런데 근력 강화와 도움닫기 등이 체공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아무리 해도 사람은 120cm를 초과해서 오르기 힘들다고 한다. 이를 고려해서 위에서 말한 중력법칙을 적용하여 계산하면 체공 시간은 길어야 1초 안쪽이다.
그렇다면 짧은 시간 안에 3회전이 가능하려면 다른 방법, 즉 몸의 회전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 내지 않을 수 없다. 회전 속도는 ‘각운동량 보존’과 관련 있다. 물체는 정지해 있으면 계속 정지해 있으려 하고, 회전하면 계속 회전하려 한다. 이를 ‘회전 관성’이라 하며, 회전체의 운동 상태를 변화시키는 힘을 ‘토크’라고 한다. 한편 회전체의 축에 대한 회전량을 나타낸 것이 ‘각운동량’이다. 이것은 회전 관성과 회전 속도를 곱한 값으로, 외부에서 토크가 회전체에 작용하지 않는 한 변하지 않는다. 이것을 ‘각운동량 보존’이라 한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는 점프하기 전 팔을 벌려 회전 관성을 높인다. 왜냐하면 회전 관성은 회전축으로부터 먼 거리까지 질량이 분포되어 있을 때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몸은 회전하지 않으려는 성질이 강해지지만, 반대로 토크가 가해져 회전하기 시작하면 계속 회전하려는 성질이 강해진다. 선수들이 팔을 벌리고 에지나 토*로 토크를 가해 점프를 하면 회전 관성은 커지나 회전 속도는 낮다. 그러나 어느 순간 팔을 몸 쪽으로 최대한 밀착시키면 각운동량보존에 의해 회전 관성은 작아지지만 몸의 회전속도가 높아진다. 그러다가 선수는 다시 팔을 벌려 회전 관성을 늘리고 회전속도를 줄이면서 착지를 하게 된다.
점프한 뒤 회전이 부족하거나 착지할 때 넘어지는 경우 대부분은 도약한 뒤 팔을 몸에 밀착시켰다가 펴는 시점을 놓쳤기 때문이다. 결국 반복된 훈련으로 그 시점을 몸으로 익히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피겨 스케이팅의 꽃인 3회전 점프는 물리법칙과 피나는 훈련이 어우러진 산물이 아닐 수 없다.
*에지, 토 : 피겨스케이트의 날에서 홈이 파진 가운데 부분과 톱니 모양의 앞쪽 부분.
-조효성 <김연아는 왜 팔을 벌리고 점프를 할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