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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분자는 산소 원자 한 개와 수소 원자 두 개가 공유결합으로 만들어진 화합물이다. 공유결합은 원자의 핵들이 한 쌍의 전자를 공유하여 이루어지는 화학 결합을 말한다. 그런데 산소 원자는 수소 원자보다 공유하고 있는 전자쌍을 끌어당기는 힘이 더 세므로 전자쌍이 산소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그러면 산소는 부분적으로 (-)전하를 띠고, 수소는 부분적으로 (+)전하를 띠게 되어 극성을 보이게 된다. 물분자의 극성은 여느 분자들보다 유별나게 강한데, 이로 인하여 우리 몸에 중요한 성질로 작용한다.
강한 극성으로 인해 물분자들끼리는 강하게 결합할 수 있다. 즉 마치 자석처럼 반대되는 극끼리 서로 결합하게 되는데, 그 힘은 매우 강하여 물분자들의 응집력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이것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성질이다. 물분자들 간의 결합력이 높다는 것은 그것을 끊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것은 곧 녹는점, 끓는점, 비열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데나 온도를 높이는 데 많은 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로 가득 차 있는 우리 몸은 외부의 온도 변화에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물은 생물에게 직접 에너지를 공급해주지는 않지만 둘도 없는 친절한 도우미와 같이 복잡한 생리현상이 정교하게 진행되기 위한 물리적, 화학적 환경을 마련해준다. 우리 몸의 여러 가지 생리작용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양의 이온들이 끊임없이 출입해야 한다. 이때 서로 끌어당기는 양이온과 음이온을 떼어내고, 적군을 포위하듯 둘러싸서 이온들이 서로 달라붙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 일을 물분자들이 하는데, 그것은 물분자의 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극성 분자들은 극성이 강한 물분자에 잘 달라 붙는다. 그 분자들에게 친수성(親水性)이 있다고 하며, 그 대표적인 것이 아미노산이다. 아미노산은 세포 기관을 구성하는 중요 성분인 단백질의 구성물질로서, 우리 몸이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동시키고 흡수해야 하는데 이를 쉽게 하는 것이 물이다. 즉 아미노산은 극성을 띠고 있어 극성이 강한 물분자를 만나면 쉽게 용해되는 것이다.
그러나 물분자의 극성이 생명 탄생을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었다. 태양계와 지구가 생긴지 약 10억년 후 원시 바다에 떠다니던 생명의 기본 물질을 담은 세포가 출현했다. 그것은 세포막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안팎이 모두 대부분이 물이기 때문에 친수성을 가지게 된다. 그러면 세포막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물에 녹아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역시 현명했다. 세포막을 이중막으로 만들어 친수성을 가진 양쪽 바깥부분과 달리 안쪽은 소수성(疏水性)을 지닌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탄화수소)로 만든 것이다. 무극성 분자로서 극성이 없는 용매에만 녹는 탄화수소로 인해 세포막은 물에 녹지 않아 세포는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물분자의 강한 극성이 깨끗한 물을 원하는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물이 오염되기 쉽고, 일단 오염된 물은 다시 깨끗하게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분자의 극성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물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최원호 <수소와 생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