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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神仙圖)는 신선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불사(不死)나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방술을 체득하고 여러 가지 초월적인 능력을 지닌 ‘신선’이란 존재는 유한한 수명과 제한된 신체적·정신적 능력을 지닌 인간에게 염원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신선도는 일찍부터 그려졌는데, 우리의 경우 현전하는 작품 중 가장 이른 것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한다. 그 후 통일 신라 및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 초기에도 신선도가 많이 그려졌을 것으로 짐작되나 오늘날까지 전하는 작품은 없다. 그러다가 조선 중기 이후에 신선도가 상당히 그려졌고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도 보이게 된다.
조선 중기 이후의 신선도에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볼 수 있는 기복(祈福)의 정신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 그려진 신선들은 용이나 봉황을 타거나 새의 깃으로 만든 옷을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망인(亡人)의 승천을 돕거나 암시해주는 존재로 그려진 것이다. 이것은 망인이 현세에서 누리던 복록(福祿)을 내세에서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신선도가 그려졌음을 말해 준다. 그런데 고분 벽화와 달리 조선 중기 이후에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선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행사용, 장식용, 선물용으로 신선도가 요구되었다는 사실과 함께 조선 중기 이후의 신선도가 내세보다도 현세에서 장수(長壽), 복귀(福貴)를 누리고자 하는 마음을 반영하였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조선 중기 이후의 신선도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신선 사상 속에 내포되어 있는 탈속적 은일(隱逸) 사상에 상당한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인상(李麟祥)이 그린 신선도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데, 그림 속 신선의 모습은 그다지 실감나지 않지만 초연히 세속을 떠나려는 심경이 신선에 의탁되어 나타나 있다. 나아가 김홍도(金弘道)에 이르면 신선들의 도상적(圖像的) 특징이 모호해지기 시작한다. 즉 18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복식이나 자세, 갖고 있는 물건들이 신선들마다 특징적으로 나타났으나, 이후에는 신선들이 누구라고 딱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일반적인 모습으로 그려졌던 것이다. 이와 함께 그 이전의 신격화되고 약간은 과장되거나 허황된 신선들보다는 왕의지, 이태백, 도연명 같은 은일적 요소가 많은 중국 고사 속 인물들이 함께 등장하면서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이런 사실들은 하늘을 둥둥 떠다니거나 도술을 부리며 불사 또는 불로장생하는 허황된 이미지의 신선은 더 이상 신선도의 주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런 경향 역시 당시 신선도를 찾았던 사대부들의 욕망을 고려한 것이라 하겠다.
한편 조선 중기 이후의 신선도는 전통 회화의 특징 중에 하나인 자연스러운 묘사와 해학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신선의 소재나 도상면에서 우리의 신선도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빌려 왔다. 그러나 괴력이나 신통력을 암시하는 듯한 기괴한 모습의 중국 신선들과는 달리 우리의 신선들은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때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마저 자아내는 익살스러운 신선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이것은 화가나 수요자층이 중국과는 다른, 우리의 개성이 담긴 신선 모습을 원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 신선도에 대한 연구와 계승의 노력은 그다지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다. 아마도 그 이유는 현대인에게 신선이라는 존재 자체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신선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노장사상(老莊思想)이 현대인에게 관심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형상화된 신선은 예전처럼 잠재적 향수와 애착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신선도는 조선조의 회화사에서 다른 어떤 장르에 비추어 뒤지지 않을 만큼 상당수가 제작되었고 현전한다. 그러므로 한국 회화 전반에 대한 올바른 연구를 위해서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조선미, <조선 시대 신선도의 유형 및 도상적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