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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같은 말을 한다 해도 똑같은 말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같은 소리라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예컨대 '아'라는 말소리를 열 사람이 실제로 발음하면 조금씩 다르지만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아'라는 말소리로 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언어학자들은 ‘음성’과 ‘음운’으로 구별한다. 음성은 사람들이 발음한 구체적인 말소리이고, ‘음운’은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같은 소리로 인식하는 추상적인 말소리이다. 이때 음운은 말의 의미 차이를 느끼게 하는 기능을 가진 소리의 최소 단위이다.
수많은 사람의 음성들 중에서 어떤 것을 음운이라 할 수 있을까? 언어학자 블룸필드(Bloomfield)가 제시한 첫 번째 방법은 최소대립쌍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최소대립이란 가장 작은 단위가 서로 대립한다는 뜻이다. 이때 단위들이 대립하려면 해당 단위들이 똑같은 환경에서 어떤 의미상의 차이가 나야 된다. 예를 들어 ‘갈:달:발’은 의미가 다른 별개의 단어인데, 의미가 다른 이유는 초성 /ㄱ:ㄷ:ㅂ/의 차이 때문이다. 이때 ‘ㄱ:ㄷ’과 ‘ㄷ:ㅂ’, ‘ㄱ:ㅂ’은 의미를 분화시키는 최소대립쌍이라 하며, 이에 따라 /ㄱ/ /ㄷ/ /ㅂ/등은 각각 음운으로 성립된다.
다음으로 제시된 것이 상보적 분포 관계가 있는지를 보라는 것이었다. ‘상보적’이란 어떤 음성이 같은 위치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각자 정해진 다른 위치에 나타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국어의 파열음인 ‘ㄱ’음은 환경에 따라 세 종류의 소리로 실현된다. ‘가’에서는 안울림소리[k]로, ‘아가’에서는 울림소리[ɡ]로, ‘악’에서는 파열되지 않은 음[kㄱ]으로 난다. 이것을 상보적 분포라 하며, 상보적 분포 관계에 있는 [k] [ɡ] [kㄱ]들은 각각 별개의 음운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음운 ‘ㄱ’/k/의 변이음으로 본다. ‘ㄱ’의 변이음들 중에서 /k/를 음운으로 잡는 이유는 특별한 것이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이 보다 설명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하면 국어의 경우 자음 19개, 모음 10개의 음운을 가려 낼 수 있다.
그런데 이상의 방법으로 가려낸 것은 음운 중에서도 ‘음소’이다. 음소와 다른 방법으로 의미를 변별하여 주는 것이 더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말을 돌리다’에서 ‘말’이 ‘言’인지 ‘馬’인지 소리를 통해 구별할 수 있다. 즉 ‘말’을 길게 발음([말:])하거나 짧게 발음([말])하는 것에 따라 그 의미를 달라지는 것이다. 이렇게 소리의 길이도 의미상의 차이를 느끼게 하므로 음운이 될 수 있는데, 음소와 달리 정확히 소리 마디의 경계를 그을 수 없다. 이를 음소와 구별하여 ‘운소’라 하는데, 운소에는 소리의 길이 외에도 높낮이, 강약 등이 있다. 15세기에는 소리의 높낮이와 길이로도 의미를 구별하였는데, 그것을 ‘방점’이라는 것으로 표시하였다. 즉 높고 짧은 소리인 거성은 점 한 개, 낮은 음에서 높은 음으로 올라가는 긴소리인 상성은 점 두 개를 글자 옆에 찍었고, 낮고 짧은 소리인 평성은 점을 찍지 않는 것으로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