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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와 열쇠는 잠그고 여는 장치이다. 자물쇠의 일반적인 기능은 귀중품의 보관과 기밀의 보안에 있기 때문에, 소유의 개념이 인류에게 생겨나면서부터 자물쇠는 만들어졌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찍부터 자물쇠를 만들었는데, 자물쇠는 쇠통, 쇄금(鎖金) 등으로, 열쇠는 쇠, 쇳대, 개금(開金) 등으로 불렸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통 자물쇠는 통일신라 때 것이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전통 자물쇠는 조선 후기의 것이다. 조선 이전에는 금동(金銅)이, 이후에는 철과 황동(黃銅)이 주재료였고, 후대로 갈수록 그 구조도 좀더 정교해졌다.
전통 자물쇠의 기본형은 ㄷ자형 자물쇠이다. 이 자물쇠는 크게 ‘자물통’과 ‘잠글쇠’로 구성되어 있다. 자물통은 정면과 측면 모두 직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주기능부인 잠글쇠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잠글쇠는 줏대와 속청이라는 V자형 판형 스프링으로 되어 있다. 이 속청이 자물통 안의 구조물과 맞물렸다 떨어졌다 하면서 자물쇠가 잠겼다 열렸다 한다. 열쇠는 ㄱ자 형태로 끝이 짧게 굽어 있고, 끝에 네모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다.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는 자물통의 열쇠 구멍, 잠글쇠 안에 있는 속청의 크기와 구조에 맞는 열쇠가 있어야 한다.
전통 자물쇠는 단번에 열 수 있는 단순 일자형 자물쇠에서부터, 자물쇠를 부수지 않는 한 현대 기술로도 열기 어려운 비밀 자물쇠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비밀 자물쇠는 다른 자물쇠와 달리 열쇠 구멍이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어 여는 본조작 이전에 열쇠 구멍을 찾기 위한 사전 조작을 먼저 수행해야 한다. 조작 과정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2단에서 8단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자물통 표면에 있는 여러 부속들이 다양하여 그것이 장식인지 부속품인지 구분이 안 되고, 그것을 조작하는 과정도 비밀 자물쇠마다 조금씩 달라 그 자물쇠를 모르는 사람은 여는 데 애를 먹거나 아예 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비밀 자물쇠는 어떻게 열까? 우선 자물통 정면에 있는, 장식처럼 붙어 있는 단추를 위로 밀어 올리면서 동시에 잠글쇠를 약간 당긴다. 그러면 당긴 잠글쇠 반대편에 붙어 있는 장식을 돌릴 수 있고, 그것을 돌리면 또 자물쇠 밑바닥에 있는 장식을 오른쪽으로 밀 수 있다. 그러면 비로소 열쇠 구멍이 보인다.
이상의 사전 조작을 거친 다음에 열쇠를 삽입하고 손을 지그재그로 놀리면서 밀고 당긴다. 이 때에도 퍼즐을 하나씩 풀어가듯이 열쇠를 놀려야 한다. 그렇게 하면서 끝까지 밀어야 자물통에서 잠글쇠가 빠져 나가 자물쇠가 열린다.
최근 도난 방지를 위한 첨단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더욱 정교한 자물쇠 뿐만 아니라 지문이나 음성을 인식하여 열고 닫는 첨단시스템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 자물쇠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쓸데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교한 자물쇠가 우리에게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쇳대박물관 <쇳대이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