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ARI의 희로애락

※아래 글은 언어영역 문제 출제를 위해 원문을 제가 직접 재구성한 것이므로 원문의 의도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위 글의 내용과 원문의 내용이 다를 경우 원문 저자들의 깊은 양해를 구합니다.
※만약 아래 글이 자신의 의도를 심하게 왜곡한 글이라 생각하는 원문 저자들은 저에게 연락 하시어 삭제 요청을 하시면 아래 글을 즉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글의 내용에 제 지식 부족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내용을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글은 모두 교육청 모의고사나 출판사 모의고사 또는 문제집에 지문으로 제가 사용한 것이며, 제 허락 없이는 상업적 이용이 불가함을 밝혀 드립니다.

(가) 지난 세기말부터 분자나 원자 또는 이들 분자나 원자가 방출하는 빛 및 빛의 스펙트럼을 연구해 오던 물리학자들은 원자나 빛에 관한 여러 현상이 그때까지의 뉴우튼역학이나 전자기학 등 소위 고전물리학에 의해서는 설명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점차 알아 차리게 되었다. 즉 원자나 빛에 관한 현상이나 법칙은 그 때까지의 고전물리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예컨대 과학자들은 빛의 정체를 여러 가지로 조사해 오던 중 빛이 때로는 입자성을 가지며, 때로는 파동성을 갖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던 것이다. 세상에는 동시에 아울러 가질 수 있는 성질도 있지만 동시에는 아울러 가질 수 없는 성질이란 것도 있다. 예컨대 공부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죽음과 삶을 동시에 갖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같이 보인다. 그런데 입자성과 파동성은 바로 동시에는 가질 수 없는 성질이다.

(나) 입자가 갖는 가장 뚜렷한 속성은 국소성(局所性)이다. 국소성이란 그 입자를 어떤 공간 내에 가두어 둘 수 있다는 성질이다. 아무리 큰 입자라도 그보다 약간 큰 공간을 생각하면 그 공간 속에 가두어둘 수가 있다. 그런데 파동은 이와는 반대의 성질을 갖는다. 즉 파동의 가장 중요한 성질을 전파성(傳播性), 즉 퍼져가는 성질이다. 예컨대 ‘아아’하고 교실에서 소리를 내면 1/100초 정도는 음파가 교실에 머물러 있겠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벌써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간다. 음파를 교실 또는 교실만한 공간 안에 오래도록 가두어 둘 수는 없다.

(다) 국소성이라는 말 대신 계수성(計數性)이라는 말을 써도 좋다. 어느 입자건 그것을 가두어 둘 공간은 유한한 크기를 가지므로 입자가 여럿이 있으면 이 입자들의 개수를 셈할 수가 있다. 그러나 파동은 셈할 수가 없다. 예컨대 10사람이 동시에 ‘아아’하고 소리를 낼 때 우리 귀는 단 하나의 음파를 느낄 뿐이다. 즉 파동은 성격상 셈할 수가 없다. 그러니 빛에 관한 한 막다른 골목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즉 빛은 실험에 의하면 명백히 입자성을 갖고 있어서 하나, 둘 계수할 수가 있는가 하면, 그 한편으로는 19세기초 이래 빛은 간섭(干涉), 회절(回折), 편광(偏光) 실험 등에 의해 틀림없이 파동일 뿐만 아니라 더 넓게는 전자기파라는 파동의 일종이란 것이 이론상으로나 실험적으로 확인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빛은 입자성과 파동성이라는 서로 양립될 수 없는 두 성질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데 특징이 있다.

(라) 물리학의 법칙이나 현상은 그 크기가 달라지는 데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보아 왔다. 일상생활의 세계에 비해 100억배나 작은 원자세계에서 일상생활의 세계와는 전연 다른 종류의 법칙이나 현상이 발견됐다 해서 크게 놀랄 것은 못된다. 일상생활 세계에서도 장소가 바뀌면 풍습이나 도덕, 언어 또는 개념체계가 바뀌듯이 원자세계서의 개념이 조금쯤 일상생활에서의 개념과 다르다고 해서 놀랄 것은 없다.

(마) 서양에서는 파아티에 여자 손님이 오면 대통령 또는 시장을 제외한 모든 남성은 일어서야만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또 여러 가지 역사적 그리고 풍속적 이유에 의해서 인도인에게는 절대로 왼손으로 물건을 주어서는 안된다. 설사 동숙생(同宿生)이라 할지라도 생일기념으로 선물을 왼손으로 주면 큰일난다. 인도인의 생활법칙은 우리의 생활 법칙과 다르기 때문이다. 또 영어로 개는 dog이고 고양이는 cat이다. 그런데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것을 영어로 ‘It rains cats and dogs.’라 표현한다. 왜냐고? 그것을 한국말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 세계에서는 개와 고양이를 그런 표현에도 쓸 수 있도록 되어 있을 뿐이다. 아무리 우리가 우리 한국말로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영어의 그 표현이 바뀔 리는 없다. 영어 세계에서는 법칙이랄까 언어 현상이 그렇게 되어 있을 뿐이다. 원자의 세계도 이와 같다.

-고려대학교 <자연과학 개론>에서

Posted by pop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