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사람들은 어쩔 수 없어."
점심을 먹다가 난, 무슨 소린가 하고 고개를 돌렸다. 한 선배가 우리 나라 사람들 '흉'을 보고 있었다.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될 텐데, 수입해서 국민들을 먹게 한단 말이야."
하고 이야기를 이어간 그 선배의 말은 이러했다. 미국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입업자들이 그것을 들여와 판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그것을 먹게 되니 얼마나 불쌍하냐는 것이다. 자기만 살겠다고 미국 쇠고기를 들여와 파는 수입업자들이 참 '나쁜 놈들'이란다.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국민을 걱정하는 선배의 마음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런데 문득 그 말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생각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쇠고기 수입업자'는 우리 나라 사람 중에 일부분인데, 왜 '우리 나라 사람들' 전체가 잘못인 것처럼 얘기하는 걸까? 또 '미국 쇠고기 수입업자'가 과연 나쁜 사람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수입업자=우리 나라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이런 얘기도 나올 수 있다. '미국이 쇠고기를 팔려고 해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안 사면 되는데 사먹는단 말이야.'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팔려고 하는 사람은 나쁘지 않은데 사 먹는 사람이 나쁘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과연 사먹는 우리가 나쁜 것일까? 또 수입업자가 위험성이 높은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것은 윤리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지언정,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법으로 보장해주려고 하는 우리 사회 풍조 하에서는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쇠고기 수입업자의 개인 이익 추구를 어떻게 욕할 수 있는가?
이런 생각에 미치자 난 그 선배에게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에서 한 업체가 다우너소를 도축해서 학교 급식에 공급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죠."
하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나라가 온통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기 이익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안 팔고 안 살 수가 있느냐고 했다. 그러니 문제는 국민성이 아니라 사회에 만연된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 사태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상한 '국민성'을 들먹거리는 것이다. '값 싸고 질 좋은 고기를 수입하는데 우리 국민들이 뭘 모른다', '미국 쇠고기를 수입해도 안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식의 얘기는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되었다. 우리 국민은 결코 우매한 국민이 아니다. 밤마다 촛불을 켜고 우리의 생명과 주권을 외치는 것을 보면 도리어 베스트 중에 베스트이다. '국민성의 잘못'으로 몰고 가는 것은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잘못된 풍조가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기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 그것은 최근 '실용'의 탈을 쓰고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제 그 탈을 벗기려는 시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우리의 어리디 어린 '촛불소녀'로부터 나왔다. 어른들이여, 부끄럽지도 않은가? 신자유주의에 대항하지 못하고 기껏해야 부동산 가격이나 오르기를 바라면서 거짓된 '실용'을 택했던 것이. 이제 그 거짓된 '실용'의 탈을 벗으라.
점심을 먹다가 난, 무슨 소린가 하고 고개를 돌렸다. 한 선배가 우리 나라 사람들 '흉'을 보고 있었다.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될 텐데, 수입해서 국민들을 먹게 한단 말이야."
하고 이야기를 이어간 그 선배의 말은 이러했다. 미국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입업자들이 그것을 들여와 판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그것을 먹게 되니 얼마나 불쌍하냐는 것이다. 자기만 살겠다고 미국 쇠고기를 들여와 파는 수입업자들이 참 '나쁜 놈들'이란다.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국민을 걱정하는 선배의 마음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런데 문득 그 말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생각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쇠고기 수입업자'는 우리 나라 사람 중에 일부분인데, 왜 '우리 나라 사람들' 전체가 잘못인 것처럼 얘기하는 걸까? 또 '미국 쇠고기 수입업자'가 과연 나쁜 사람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수입업자=우리 나라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이런 얘기도 나올 수 있다. '미국이 쇠고기를 팔려고 해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안 사면 되는데 사먹는단 말이야.'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팔려고 하는 사람은 나쁘지 않은데 사 먹는 사람이 나쁘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과연 사먹는 우리가 나쁜 것일까? 또 수입업자가 위험성이 높은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것은 윤리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지언정,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법으로 보장해주려고 하는 우리 사회 풍조 하에서는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쇠고기 수입업자의 개인 이익 추구를 어떻게 욕할 수 있는가?
이런 생각에 미치자 난 그 선배에게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에서 한 업체가 다우너소를 도축해서 학교 급식에 공급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죠."
하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나라가 온통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기 이익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안 팔고 안 살 수가 있느냐고 했다. 그러니 문제는 국민성이 아니라 사회에 만연된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 사태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상한 '국민성'을 들먹거리는 것이다. '값 싸고 질 좋은 고기를 수입하는데 우리 국민들이 뭘 모른다', '미국 쇠고기를 수입해도 안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식의 얘기는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되었다. 우리 국민은 결코 우매한 국민이 아니다. 밤마다 촛불을 켜고 우리의 생명과 주권을 외치는 것을 보면 도리어 베스트 중에 베스트이다. '국민성의 잘못'으로 몰고 가는 것은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잘못된 풍조가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기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 그것은 최근 '실용'의 탈을 쓰고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제 그 탈을 벗기려는 시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우리의 어리디 어린 '촛불소녀'로부터 나왔다. 어른들이여, 부끄럽지도 않은가? 신자유주의에 대항하지 못하고 기껏해야 부동산 가격이나 오르기를 바라면서 거짓된 '실용'을 택했던 것이. 이제 그 거짓된 '실용'의 탈을 벗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