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ARI의 희로애락

기억의 자리

生活 속에서 2008. 5. 30. 22:42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있는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있는

길의 어귀마다           

여름꽃들이 피어난다. 키를 달리하여

수많은 몸들이 피었다 진다.

시든 꽃잎이 그만

피어나는 꽃잎 위로 떨어져 내린다.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걷는다, 빨리, 기억의 자리마다

발이 멈추어선 줄도 모르고

예전의 자리로 돌아온 줄도 모르고.  - 나희덕 <기억의 자리>

 

때로는 아무리 아름다운 추억도 기억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앞으로만 나아가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벗어날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라미에 대한 추억.

눈부신 날이었고, 벗어날 없는 날입니다.

Posted by pop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