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ARI의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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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개로 추산되는 은하의 탄생과 성장의 신비를 벗기는 일은 광대한 우주를 대상으로 펼치는 인류 최대의 게임일 것이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누구일까. 수만 내지 수백만 개의 별이 모양으로 밀집한구상성단 단연 영순위다. 60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오스터호프는 성단 안에 맥박치듯 밝기가 변하는 별들이 있어, 성질에 따라 우리 은하 성단들이 두개의 그룹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표했다. ‘오스터호프 이분현상이라 명명된 이것은 우리 은하 구상 성단들간에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최초의 징후였으며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어 은하학자들의 군침을 돌게 했다.

  현상학적으로 오스터호프 이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수소, 헬륨보다 무거운중원소 함량이 거의 0 가까운최저중원소 성단 속한 변광성의 평균주기( 13시간) 그보다 함량이 높은 성단의 평균주기( 16시간) 구분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구를 위해 새로운 변광성의 모델을 구현해 최저중원소 성단들의 주기가 길어지는 것은 성단의 노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알아냈다. 그러나 문제는 메커니즘에 의해 예측되는 주기가 16시간보다 훨씬 길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오스터호프 이분 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인 최저중원소 성단들의 주기를 모델로 재현해내는 유일한 방법은 성단들의 연령이 기존의 학설보다 10억년 젊다고 생각하는 것임을 발견했다. 정도 나이 차이는 성단 연령측정의 불확실성과 비슷한 수준이므로 관측적으로 배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들 최저중원소 성단이 우리은하가 배출한 최초의 천체라는 천문학의 통념이 문제였다. 그때 우리는 만일 우리은하를 대표하는 성단들이 우리 은하 태생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을 보았다. 이렇게만 된다면 최저중원소 성단이라도 가장 고령일 필요가 없어진다. 성단들간의 중금속함량과 연령의 상관관계는 모두 은하 태생일 때만 발생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점에 착안해 최저중원소 성단의 여러 특징들을 분석했고 마침내 이들이 우리 은하 자체에서가 아니라 이웃 은하에서 기원했다는 증거를 최초로 포착했다.

  우리는 최저중원소 성단 7개가 은하 중심으로부터 유사한 거리에 있는 외곽에서 거대한 가상의 평면 위에 분포함을 발견했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것들이 우리 은하를 공전하던 하나의 위성은하로부터 우리은하의 중력에 의해 끌려와 편입된 , 현재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공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추론은 성단의 3차원 운동을 통해 증명됐다. 우리는 이들이 태양에서 은하중심방향을 바라봤을 반시계방향으로 조직적인 케플러 공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이루는 평면의 한쪽 끝에는 우리은하의 최대 위성은하인대마젤란은하 놓여 있는데, 은하 역시 같은 방향으로 공전하고 있었다. 은하는 우리은하를 바퀴나 휘감은 가스구름 꼬리를 달고 다니는데, 이것은 은하와 우리은하가 최근 조우했다는 증거다.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 오늘날 대마젤란은하가 거느린 15개의 구상성단이 우리은하의 최저중원소 성단들과 모든 면에서 거의 흡사하다는 사실은 최저중원소 성단들의 고향이 대마젤란은하임을 뒷받침한다. 이제 오스터호프 이분 현상의 주범이 사실은 외계기원을 가지며 종전 이론보다 10억년 젊다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환갑을 넘긴 수수께끼는 비로소 풀리게 됐다.

  불행하게도 우리 은하가 이웃한 은하의 성단을 집어먹은 우주적 사건을 알지 못했던 인류는 지금까지 우리은하 태생이 아닌 성단으로 우리은하의 역사를 추적해 왔다. , 학자들은 최저중원소 성단들을 우리은하의 최고령 천체로 믿었고 지난 수십년간 이들로부터 우리은하의 나이를 추정해 것이다. 우리 은하는 주변의 은하를 포식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우리은하에 기생하는 10 개의 위성은하 모두는 머지않아 대식가의 식탁에 오르게 것이다. 이번에 확인된 우리은하의 식습관은 많은 중심 은하가 주변의 은하를 포획 소화하는 방식으로 거대은하로 성장한다는 최근 학자들의 주장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은하라는 구조는 수천 조각의 가스구름 중심부근에서 먼저 은하의 위용을 갖춘 녀석이 주위의 늦깎이 은하를 마구 집어삼키는우주적 식욕 산물인 것이다.

-윤석진 <은하는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다>에서

 * 케플러 운동: 무거운 천체의 중력에 묶여 주위를 공전하는 가벼운 천체의 운동을 케플러 운동이라 하는데, 궤도의 모양은 타원이고 천체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공전주기는 길어진다.

Posted by pop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