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ARI의 희로애락

남대문이 방화로 무너져 내렸다. 시뻘건 불꽃을 이기지 못하고 남대문의 지붕이 와르르 무너졌을 때 사람들 가슴도 무너졌다. 사람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난 의문이 든다.
  "왜 저들은 저렇게 분노할까?"
  난 이번 일이 오고야 말 일이었기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런데 저들은 분노한다. 남대문이 불탄 원인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관리들의 관리 소홀인가, 소방관들의 무능인가? 분노하며 책임자 처벌을 외치는 저들의 피켙을 보면 남대문 소실의 원인은 관리와 소방관의 책임이다. 국민의 세금을 받아 먹는 사람들이니 직접적인 책임을 모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좀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 사람들은 모른다. 아니 어쩌면 알고 있는데 애써 그것을 모른 척하는지도 모른다.
  요즘의 우리 사회를 보면 남대문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무너질 것만 같다. 한없는 물질적 욕망, 개발을 통한 이익만을 생각하는 시뻘건 눈들. 방화자는 토지 보상에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스스로 억누를 수 있었다면 남대문이 아니라 지푸라기 하나 태우지 못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억누르지 못했다. 왜일까? 둘 중에 하나다. 정말 토지 보상이 잘못되어, 즉 누군가가 그것으로 인해 이득을 취하고 자신은 손해를 보았거나, 아니면 욕심이 많아 더 큰 보상을 받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어떤 경우이든 방화자의 불만은 이득에 눈이 먼 사람들로 인해 필연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이 그러하다. 따라서 어느 곳에서 불꽃이 또다시 일어나 남대문이 아니라 남대문 할아버지가 무너질지 모를 일이다.
  또 한 가지 난 이해가 안 가는 일이 있다. 왜 유독 남대문이 무너졌을 때 사람들이 저렇게 분노하는 것일까? 남대문 외에 우리들이 무너뜨린 조상들의 유산이 어디 한두 개이랴? 개발의 논리로 무너뜨리고 부서뜨린 것이 수없이 많다. 그것들이 그러했을 때는 분노하지 않았는데 남대문이 무너졌다고 저렇게 난리다. 운하 건설만 해도 그렇다. 그것이 건설되면 많은 문화재가 물에 잠기거나 훼손된다고 전문가들이 호소했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했던가? 울부짖으며 분노했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경제를 위한 일이라며 외면하였다. 이 무슨 애들 장난이란 말인가? 만약 우리들이 제대로 된 사람들이라면 지금의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욕망을 꾸짖어야 한다.

  어떤 언론들은 철저한 예방, 감시 시스템 그리고 첨단장비가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또하나의 욕망을 자극한다. 방재시설 어쩌고 저쩌고 하며 물건 팔아 먹으려는 사람들과 방재 위원회 만들어 연구비 받아 먹을 생각을 하는 사람들, 그런 것을 조장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 모아 광고비를 받아 먹으려는 언론들. 이래가지고는 제2의 남대문은 또 나올 것이다. 정말이지 끔찍한 세상이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시뻘건 욕망을 억눌러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것을 막을 길이 없어 가슴이 답답하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 사람들의 욕망을 정당화하고 그것에 눈이 멀도록 부추기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 당선된 대통령부터 그러하고, 불법을 저지르며 자신의 자식만 배불리는 기업가들도 그러하다. 이러할진대 우리의 문화재들은 발 뻗고 잠 잘 수 있을까?

  난 오늘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욕망이 들끓는 이 불구덩 속에서 안녕하십니까?"

Posted by pop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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