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ari 2008. 5. 30. 13:04

날이 어두워지고

눈은 펑펑 내리고 내려

온 강을 뒤덮어

강을 꼼짝 못하게 할 때

강은

강가를 붙들고 하소연을 늘어 놓았으나

강가는 그 소리 듣기 싫어서

살얼음으로 귀를 막았다.


하소연할 곳도 없고 해서

강은

숨죽이며 눈 속을 흐르다가

숨이 막힐 지경이었을 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비명 소리에 놀란 눈은

높은 산봉우리로 나 살려라 도망가고

강가는 막았던 살얼음을 팽개치고는

강에게 살살거렸다.


강도 자기 소리에 놀라고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고 해서

몸을 풀고는 흐르고 흘러

잰잰 걸음으로

졸졸 휘파람 불면서

봄의 바다에 안기려고 아침부터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