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ARI의 희로애락

"난 생각한다. 고로 난 존재한다."
이 오만한 한 마디를 난 이렇게 바꾸면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난 촛불집회에 있었다. 고로 난 존재한다."

생각하는 존재. 그래서 이 세상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
수많은 사람들이 이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었던 데카르트의 선언을 난 사랑하면서도 허전함을 느꼈다.
이성에 대한 맹신은 자만을 만들어 내지 않았던가?
이성은 겸손이 없으면 그 어떤 것보다 치명적인 독을 품게 된다.
그 겸손을 난 촛불집회에서 배운다.
아이들을 안고 나온 부부.
데이트를 참여 속에 즐기는 연인.
노상 1박을 감내하는 시골사람들.
난 그들을 보며 내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님을 느낀다.
난 단지 한 시민으로서 한 자리를 얻어 같이 자리를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난 허전함을 뿌듯함으로 바꿀 수 있었다.

선생님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난 다시 한번 속으로 중얼거린다.
"난 촛불집회에 있었다. 고로 존재한다."
Posted by popari